[인사이트] 일론 머스크가 일론 머스크했다! GPT부터 Grok까지

(콘텐츠 커버는 드래프타입 스튜디오의 'Creative Studio'를 통해 제작된 AI 이미지입니다.)


일론 머스크의 새로운 도전장이 화제입니다. xAI가 개발한 AI 어시스턴트 'Grok'을 무료 사용자에게도 개방한 건데요. 

이 소식의 이면에는 흥미로운 드라마가 숨어있습니다.



✔️ 일론 머스크와 OpenAI, chatGPT의 관계


• 2015년, 일론 머스크는 현 OpenAI CEO 샘 올트먼과 함께 OpenAI를 창립했습니다. ChatGPT로 AI 혁명을 이끌고 있는 바로 그 회사죠. OpenAI는 비영리단체로 설립되었으며, '인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안전한 인공 일반 지능을 만드는 것'이라는 미션으로 운영되었습니다.


• 그러나 2018년, 비영리단체였던 OpenAI의 영리 활동에 관련된 이해충돌 문제로 일론 머스크는 OpenAI를 떠나게 됩니다. 


• 2019년에는 OpenAI가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30억 달러 투자를 받으며 영리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하자, 머스크는 "공익 추구라는 설립 목표를 저버렸다"며 날 선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 5년 후인 2023년, 머스크는 자신만의 AI 회사 xAI를 설립하며 AI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모든 지표에서 세계 최고의 AI 기업이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와 함께요.


현재 ChatGPT가 연간 4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동안 xAI의 전망치는 1억 달러 수준입니다. 그러나 머스크는 최근 110억 달러(약 15조 3000억 원)라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기업 가치 500억 달러(약 70조 원)를 인정받으며 민간 AI 개발업체 중 OpenAI에 이어 두 번째 높은 가치를 기록했습니다.




✔️ Grok, 어떤 서비스일까?

잠깐 Grok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 넘어가겠습니다. Grok이라는 이름은 로버트 A. 하인라인의 SF 소설 "Stranger in a Strange Land"에서 따온 것으로, '깊이 있는 직관적 이해'를 의미합니다. 이름에 담긴 의미만큼 Grok은 기존 AI 어시스턴트들과는 다른 접근방식을 보여주고 있죠.

자료 = 위키백과

자료 = 위키백과



가장 큰 차별점은 실시간 데이터 활용 능력입니다. 

ChatGPT가 웹 검색이나 플러그인을 통해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한다면, Grok은 X 플랫폼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합니다. 대화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ChatGPT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톤을 유지한다면, Grok은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약간의 풍자를 섞어가며 대화를 이어갑니다.



출처 = Grok에게 직접 질문해 보았습니다

출처 = Grok에게 직접 질문해 보았습니다


최근 이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Claude와 비교하면 더욱 뚜렷한 차이점이 드러납니다. 

Claude가 윤리적 기준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둔다면, Grok은 보다 자유로운 대화와 의견 표현을 추구합니다. 여기에 'Aurora' 이미지 생성 모델까지 갖추어 현재 이슈나 트렌드를 반영한 이미지 생성도 가능합니다.


다만, 실제로 여러 이미지를 생성해보니 실존 인물을 구현하는 퀄리티는 뛰어나지만 일반적인 인물 이미지의 생성 퀄리티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부자연스러운 신체 표현, 깨지는 이목구비, 어색한 동양인의 외모 등 이미지 생성 모델 방면에서는 아직 많은 발전이 필요해 보입니다.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먼의 이미지를 생성해 보았습니다. (출처 = Grok)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먼의 이미지를 생성해 보았습니다. (출처 = Grok)


실존 인물이 아닌 일반적인 인물 프롬프트를 적용한 결과입니다. (출처 = Grok)

실존 인물이 아닌 일반적인 인물 프롬프트를 적용한 결과입니다. (출처 = Grok)



무료 버전은 몇 가지 제한이 있습니다.

계정 개설 후 7일이 지나야 하고 전화번호 인증이 필요합니다. 2시간당 질문 횟수도 제한되어 있는데, Grok-2는 10개, 미니 버전은 20개까지만 가능합니다. 이미지 분석은 하루 3회로 제한됩니다. 이러한 제한 없이 사용하고 싶다면 X Premium(월 10,400원)이나 Premium+(월 20,800원) 구독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내용 출처 = X 가격 책정 페이지)


Grok을 향한 사용자들의 아쉬운 반응도 존재합니다. ChatGPT나 Claude와 같은 기존 AI 서비스들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인 성능이 아직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특히 Grok의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 X(트위터) 데이터 활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눈에 띕니다. 특정 주제에 대한 트위터 데이터 검색이 실제로는 그다지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죠.




✔️ 일론 머스크의 OpenAI를 향한 '반격' 


Grok으로 생성한 AI 이미지입니다.

Grok으로 생성한 AI 이미지입니다.


다시 일론 머스크와 OpenAI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와보겠습니다.


최근 머스크는 OpenAI를 상대로 "완전한 영리 기업으로의 전환을 막아달라"며 미 연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그의 수석 변호사는 "OpenAI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금전적 이익에 부합하는 기업 형태를 조합하여 프랑켄슈타인처럼 시장을 돌아다니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죠.


이는 단순한 법적 공방뿐만 아니라, AI 기술 발전의 방향성을 둘러싼 철학적 대립으로 보입니다. OpenAI는 막대한 연구 개발 비용을 충당하고 AI 기술의 안전한 개발을 위해서는 상업적인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머스크는 이것이 '공익 추구'라는 설립 초기의 미션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xAI의 행보는 더욱 의미심장해 보입니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업계 전반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불과 몇 달 만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등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 달까지 xAI를 모든 지표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회사로 만들겠다"는 그의 선언은 단순한 의지 표명을 넘어, OpenAI와의 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 팽팽한 신경전 속 OpenAI의 입장 

이런 가운데 OpenAI 측은 머스크를 향한 우려의 시선에 대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라 프라이어 OpenAI CFO는 최근 로이터 넥스트 콘퍼런스에서 "일론 머스크가 AI 회사 경쟁자로서 선의로 행동할 것을 믿는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샘 알트먼 CEO 역시 "머스크가 경쟁사를 해치고 자신의 사업에 유리할 정도로 정치권력을 사용하는 것은 지극히 미국적이지 않다"라고 언급했는데요. 이는 머스크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OpenAI의 사업을 제한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두 기업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AI 기술의 발전 방향을 둘러싼 근본적인 시각차도 더욱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OpenAI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이 기술 발전을 위한 현실적 선택이었다고 보는 반면, 머스크는 이를 설립 초기의 가치를 저버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죠.




✔️ AI의 미래, 두 거인의 경쟁이 가져올 변화 

드래프타입의 'Creative Studio'로 생성한 AI 이미지입니다.

드래프타입의 'Creative Studio'로 생성한 AI 이미지입니다.


한때 같은 꿈을 꾸며 시작했던 동료들이 이제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OpenAI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상업적 성공을 통한 기술 발전을 추구하고 있고, 머스크는 xAI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AI 발전을 이끌어가려 하고 있죠.


Grok의 등장은 이런 맥락에서 더욱 흥미롭습니다. 실시간 데이터 활용과 유머러스한 소통 방식이라는 차별점을 내세우며 ChatGPT와는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으니까요. 비록 아직은 부족한 점이 있지만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AI 기술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결국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닌, AI 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둘러싼 치열한 고민입니다. 상업적 성공과 윤리적 가치, 기술 혁신과 공익 추구 사이에서 찾아야 할 균형점. 어쩌면 이 두 거인의 경쟁이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 참고 기사